“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는다”…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매연

티포스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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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실 요리 매연 초미세먼지, 조리 노동자 건강도 위협
국회 교육위원회 조해진위원장, 에코맘코리아 공동 주최
환경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참조할 건설적인 대책 논의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 13회 행사 ‘요리 매연(초미세 먼지) FREE, 숨쉬기 좋은 학교 만들기’[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매연!] 패널 등 내빈 기념촬영. (사진=최양수 기자)
기사-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 13회 행사 ‘요리 매연(초미세 먼지) FREE, 숨쉬기 좋은 학교 만들기’[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매연!] 패널 등 내빈 기념촬영.

[뉴스웨이브 최양수 기자] 예전에는 학교를 다닐 때 엄마의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다면 현재는 핵가족화(核家族化)가 보편화되면서 가족 구성원의 변화에 따른 맞벌이(double income households)의 확산으로 인해 아이들을 위한 학교 급식이 보편화됐다.

결국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공간에 학교 급식조리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맛있는 식사와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져야 하는 조리실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조리실에서 요리를 할 때 굽거나 튀기는 동안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요리 매연은 초미세먼지(PM2.5) 일종으로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런 조리실 요리 매연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조리 노동자의 코로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들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학교 급식 종사자의 폐암 발병 원인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64명이 산재 신청을 했고 34명이 산재 인정을 받았으며 산재 신청 및 인정 건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단 조리 노동자뿐만 아니라 학생, 선생님,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 인식률 제고와 대응책 마련을 위한 콜라보토론회가 진행됐다.

환경분야 비영리단체(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인 에코맘코리아는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과 공동주최로 요리 매연 문제를 부각시키고 해법을 찾기 위해 13회째 맞는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를 개최했다. 

13회를 맞은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는 시급한 환경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학계, 재계, 정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대안을 찾고 실질적인 정책을 제안하고자 마련됐다. 지난 1월 환경노동위원회와 실시한 ‘건강한 주방 만들기’에 이어 요리 매연 관련한 두 번째 토론회로 1차 토론 이후 관련 법안이 발의되는 등 성과가 있었다.

이날 진행된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 13회 행사는 ‘요리 매연(초미세 먼지) FREE, 숨쉬기 좋은 학교 만들기’[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매연!]를 주제로 지난 8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에 걸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콜라보토론회는 개회사를 시작으로 발제, 종합토론,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박대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문길주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등은 축사로 토론회에 대한 의의와 기대를 전했다.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요리 매연이 작년 2월 처음 학교 급식 종사자 폐암 발병 원인으로 인정된 이후 산재 신청 건수와 인정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며 “어린 학생들에게도 위해를 줄 수 있는 문제인만큼 콜라보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모두가 참조할 만한 다양하고 건설적인 대책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공동주최를 맡은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하늘 위에 떠있는 10t(톤)의 미세먼지보다 가까이에서 내 코로 들어오는 10g(그램)이 더 위험하다”고 말하면서 “요리 매연으로 인한 근로자사망은 2023년 1월부터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重大災害企業處罰法)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요리 매연은 숨쉬기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앞으로도 관련 인식을 확대하고 오늘 모은 의견들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우리 모두가 더 건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 13회 행사 ‘요리 매연(초미세 먼지) FREE, 숨쉬기 좋은 학교 만들기’[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매연!] 종합토론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 13회 행사 ‘요리 매연(초미세 먼지) FREE, 숨쉬기 좋은 학교 만들기’[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매연!] 종합토론 모습. (사진=최양수 기자)

이어 발제 시간에는 두 가지 발제를 통해 요리 매연에 대한 전문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발제에서 임영욱 연세대 의과대학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요리 미세먼지에 대한 조리사 및 학생들의 안전지침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임 교수는 조리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 노출과 위해성 평가 연구결과를 설명하고 “민감계층(어린이, 고노출집단)의 건강보호를 위한 대책과 위해도 관리에 입각한 조리환경 관리 및 대응 장치 개발 등 원천적 방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소진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학교 급식실 환경개선을 위한 지침에 대한 의견 및 제도의 방향성’을 주제로 설명을 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요리 매연으로 인한 실내외 대기질의 변화를 제대로 측정하고 요리 매연을 국가 미세먼지 통계에 포함시켜야 하며 유증기가 많은 조리실, 급식실 환경에 적합한 공기청정기와 환기시설 설치를 병행해야 효율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는 여덟 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윤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위원은 “학교 요리 매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된 부처 간 협력이 긴급히 필요하다”며 평가법과 인증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정혜선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회장(가톨릭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위해요인을 적게 할 수 있는 식자재와 조리법에 대한 개선, 지속적인 관리시스템과 보건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옥 미대촉(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 대표는 요리 매연 위험성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조했으며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는 기본적인 실태 파악을 위한 노력과 법·제도 마련, 국민에 대한 정부 부처의 정교한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견을 냈다.

하현철 벤텍 대표는 현재 설치되어있는 학교 조리실 후드의 한계와 개선방안, 표준 환기 지침서에 대해 설명하고 이미 제시된 해결 방법에 대한 종합적인 시행계획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연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기준과장, 장성현 환경부 대기관리과장, 정희권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 등 정부 부처에서 참석한 토론자들은 각 부처별로 요리 매연 해결에 관한 진행 사항 및 계획을 밝히며 관련 기관과 부처 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은 신동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학교미세먼지사업단장)가 토론의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신 교수는 “미세먼지는 아주 작은 먼지로 혈관 속을 타고 들어가기도 하고 현재 뇌로 들어가는 부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코와 뇌의 커넥션)”며 “미세먼지에 대한 투자는 건강, 생산성, 인지능력 등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오늘과 같은 자리를 통해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선진국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 이후 진행된 자유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에는 요리 매연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한 듯 방청객의 질문이 이어져 향후 9월에 한 번 더 진행 예정인 요리 매연 콜라보토론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